산타 랠리 vs 투자 경계론
2025년 12월: ‘산타 랠리’의 문턱에 선 글로벌 증시
2025년의 마지막 달인 12월 6일, 전 세계 주식 시장은 ‘산타 랠리(Santa Rally)’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장 큰 동력은 단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입니다. 현재 시장은 오는 12월 1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연말 기준금리는 3.50%~3.7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2024년부터 지속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연준이 경기 연착륙을 위해 완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12월 1일부로 미 연준의 양적긴축(QT)이 종료되고 연방정부 일반계정(TGA) 방출을 통한 유동성 개선 기대감도 국내외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 AI 버블 논란 속 ‘M7’의 강력한 펀더멘털
최근 미국 기술주 섹터를 중심으로 ‘AI 과잉 투자’ 논란, 즉 ‘AI 버블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이를 ‘과도한 우려’로 일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위 ‘매그니피센트 7(M7)’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적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매우 견고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들 M7 기업(메타 제외)의 2026년 예상 잉여현금흐름(FCF)과 보유 현금 합계가 예상 설비투자(CAPEX) 금액을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투자를 늘리는 속도보다 돈을 벌어들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로, 닷컴 버블 당시의 상황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현재 테크 기업들의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26% 수준으로, 1990년대 닷컴 버블 고점(18%)보다 월등히 높아 ‘거품이 아닌 실적 장세’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AI 관련주의 주가도 강한 매수 심리를 확인하며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 코스닥 중심의 ‘정책 랠리’ 기대
한국 증시 역시 12월 ‘산타 랠리’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4,000선 주변(12월 4일 4029포인트)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이 연말 랠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뿐만 아니라, 국내 정부의 강력한 증시 활성화 정책 모멘텀이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굵직한 증시 활성화 정책이 논의 중이며, 이는 코스닥 내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함께, 정책 수혜가 집중되는 로봇, 바이오 등 코스닥 성장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물론, 지난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만큼, 12월의 외국인 수급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를 위한 가장 중요한 경고: ‘오징어 게임’을 피하라
시장 전반의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경계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한국의 개인 투자자, 소위 ‘서학개미’들은 고수익을 노리고 미국 증시의 일별 성과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고위험 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외신에서 이러한 행태를 넷플릭스 드라마에 빗대어 ‘미 증시의 오징어 게임’이라고 비판할 정도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가 1%만 하락해도 수익률은 3%가 감소하는 등 원금 손실 위험이 크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 역시 닷컴 버블 당시 매도 포지션에서 갑자기 인터넷 주식 마니아로 돌변했다가 결국 큰 손실을 본 사례는 투자에 있어 ‘예측’이 아닌 ‘대응’의 영역임을 시사합니다. 초보 투자자라면 고위험 투기 대신,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와 같은 안전하고 분산된 투자처에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특히,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시기일수록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제: 안정 속 원자재 시장 강세
한편,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주요국의 목표치(2% 내외)에 근접하며 둔화기에 진입했지만, 원자재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200달러대 안팎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완화 전환 기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기인합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9달러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겨울철 수요와 공급 변수로 천연가스와 구리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초보 투자자들에게 주식 외에도 원자재 관련 ETF 등 다양한 자산군을 통해 분산 투자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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