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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저성장의 고착화인가? 2025년 0.9% 성장 쇼크와 2026년의 전망

[Insight] 저성장의 고착화인가? 2025년 0.9% 성장 쇼크와 2026년의 전망

2025년 12월, 거리에는 연말의 설렘이 감돌지만, 대한민국 경제 성적표를 받아 든 전문가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이 내놓은 2025년 경제 성장률 확정치는 0.9%. 잠재성장률(약 2.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자, 사실상 ‘0%대 성장’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을까요? 그리고 다가오는 2026년, 우리는 반등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주요 경제 기관들의 2025-2026 전망 보고서를 심층 분석하고, 이 ‘저성장 고착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을 정리해 봅니다.

경제 전망 차트

1. 2025년 경제 성적표: 왜 0.9%인가?

2025년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KDI는 지난 11월 수정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1%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건설 투자의 붕괴’입니다. 2024년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는 2025년 건설 현장을 멈춰 세웠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건설 투자는 전년 대비 -2.1% 역성장하며 내수의 큰 축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돈도, 사람도, 수요도 말라버린 ‘트리플 부진’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여기에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관세 장벽)이 강화되면서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되었습니다. 반도체라는 외끌이 엔진 하나로 버티기에는 파도가 너무 높았습니다.

건설 현장 건설 경기의 침체는 2025년 내수 부진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2. 2026년 전망: “상저하고”의 희망 vs 구조적 침체

그렇다면 다가오는 2026년은 어떨까요? 주요 기관들의 전망은 ‘완만한 회복’으로 수렴하고 있지만, 그 강도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존재합니다.

  • KDI 전망: 1.8% 성장 KDI는 내년 우리 경제가 내수 회복에 힘입어 1.8%까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며 민간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 2025년 1.3% → 2026년 1.6~1.7%)
  • 한국은행 및 민간기관: 1.5% ~ 1.6% 내외 반면 한국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조금 더 보수적입니다. 내수가 살아나더라도, 미국발 통상 분쟁(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리스크 등)이 본격화되면 수출 둔화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결국 2026년 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수출에서 내수로의 바통 터치’가 얼마나 매끄럽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컨테이너 항구 2026년은 수출 증가세 둔화를 내수 회복이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3. 양극화되는 산업 기상도: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삼정KPMG와 산업연구원의 ‘2026년 산업 전망’을 살펴보면,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산업별 명암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모든 것이 오르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 ☀️ 맑음 (Positive):
    •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 조선: 이미 확보된 3~4년 치의 일감(수주 잔고)과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덕분에 호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 K-뷰티(화장품):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으로 다변화에 성공하며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 흐림 (Negative/Neutral):
    • 건설: 2026년에도 드라마틱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SOC 예산 축소와 미분양 부담이 여전합니다.
    • 철강/석유화학: 중국의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칩 AI 시대의 쌀, 반도체 산업은 2026년에도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4. 마치며: ‘저성장’을 받아들이는 자세

2025년의 0.9% 성장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경제는 고도성장의 추억을 뒤로하고, 인구 감소와 구조적 저성장을 받아들여야 하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2026년, 1.8%라는 숫자는 단순한 회복이 아닙니다. 체질 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입니다. 투자자라면 시장 전체의 베타(Beta)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 AI·바이오·방산 등 확실한 성장 스토리가 있는 섹터(Alpha)를 선별하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겨울이 깊으면 봄이 머지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봄은 준비된 자에게만 따뜻할 것입니다.


Data Source: KDI 경제전망(2025 하반기),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삼정KPMG 2026 산업전망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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