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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완료: 당신의 마일리지는 안전한가? (통합의 명암과 대응 전략)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완료: 당신의 마일리지는 안전한가? (통합의 명암과 대응 전략)

2024년 12월 12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88%를 취득하며 법적인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는 지난 4년간 전 세계 14개국 경쟁 당국의 혹독한 심사를 거쳐 탄생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릅니다. 법적인 결합은 끝났지만, 두 항공사가 하나의 회사로 완전히 융합되는 ‘물리적·화학적 통합(PMI)’ 단계는 이제 막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2,7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아시아나 마일리지 부채의 처리 문제와 유럽 노선 이관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 논란은 합병의 기쁨보다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2025년 12월 현재 시점에서 바라본 합병의 현주소와,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일리지 통합 정책, 그리고 유럽 노선 운영의 위기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마일리지 통합 전쟁: 1대 1인가, 차등 적용인가?

Credit Cards and Mileage

소비자에게 있어 이번 합병의 최대 화두는 단연 ‘마일리지’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적립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시장 가치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보다 낮게 평가되어 왔습니다. (시장 추정가: 대한항공 15~16원 vs 아시아나 11~12원) 이 가치의 비대칭성이 통합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5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통합안을 제출했습니다.

  • 탑승 마일리지: 실제 비행으로 쌓은 마일리지는 1:1 비율로 인정
  • 제휴 마일리지: 신용카드 사용 등으로 쌓은 마일리지는 1 : 0.82 비율로 축소 전환

하지만 2025년 12월 22일, 공정위는 이 수정안에 대해 “소비자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며 재수정을 명령했습니다. 기업의 원가 논리상 1:0.82가 합리적일 수 있으나, 소비자가 적립 당시 이를 구분하여 인지하지 못했다면 일방적인 가치 절하는 불공정하다는 판단입니다.

소비자의 대응 전략: 현재 상황에서 소비자는 ‘보유(Hold)’‘소진(Burn)’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 보유 전략: 공정위의 압박으로 전환 비율이 상향되거나, 통합 후 미주 노선 등에서의 좌석 접근성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는 경우입니다.
  • 소진 전략: 마일리지 가치 하락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스타얼라이언스 탈퇴 전 파트너 항공사(루프트한자, ANA 등)의 비즈니스석 발권에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통합 전 소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2. 유럽 노선의 위기: 티웨이항공의 불안한 비행

Airplane Wing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은 합병 승인 조건으로 인천 기점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4개 핵심 노선의 이관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LCC인 티웨이항공이 해당 노선을 넘겨받아 운항을 시작했으나,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운항 경험 부족과 노후 항공기(기령 15년 이상 A330-200) 도입으로 인해 잦은 지연과 결항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 2025년 8월 파리 노선 지연: 기체 결함으로 무려 21시간이 지연되며 승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 서비스 품질 저하: 장거리 비행임에도 기내 엔터테인먼트(AVOD)가 없고, 기내식과 좌석 간격이 열악하여 소비자 불만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 안전 등급 강등: 국토교통부는 안전 규정 위반으로 티웨이항공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안전 등급을 강등시켰습니다.

이는 단순히 티웨이항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체 항공사가 안착하지 못할 경우, EU 당국이 합병 승인 조건을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할 수 있어 통합 항공사 전체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습니다.


3. 스타얼라이언스와의 작별, 그리고 스카이팀

World Map Connections

아시아나항공 충성 고객들에게 가장 아쉬운 소식은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탈퇴일 것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브랜드가 완전히 소멸되는 2027년, 스타얼라이언스를 공식 탈퇴하고 대한항공이 주도하는 스카이팀(SkyTeam)으로 편입됩니다.

  • 네트워크의 변화: 스타얼라이언스는 유나이티드항공,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 글로벌 최상위 항공사들이 포진해 있어 네트워크 연결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반면 스카이팀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항공사 비중이 낮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 우수 회원 등급: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우수 회원을 흡수하기 위해 ‘모닝캄 셀렉트’라는 새로운 등급을 신설했습니다.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회원은 이 등급으로 매칭되어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혜택을 유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합병 초기 2년간의 유예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적립이나 라운지 이용은 불가능해집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상용 고객들의 이탈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4. 결론: 메가 캐리어의 시대, 현명한 소비자가 살아남는다

Looking out Airplane Window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가 기간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2027년 완전 통합까지 남은 2년은 ‘진통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된 통합 항공사가 좌석 공급을 줄이거나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지 감시가 필요하며, 소비자 개개인은 자신의 마일리지 자산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요약 및 제언:

  1. 아시아나 제휴 마일리지 보유자: 공정위의 최종 결정(2026년 초 예상)을 주시하되,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면 스타얼라이언스 발권으로 소진하십시오.
  2. 아시아나 제휴 마일리지 보유자: 공정위의 최종 결정(2026년 초 예상)을 주시하되,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면 스타얼라이언스 발권으로 소진하십시오.
  3. 유럽 여행 계획자: 당분간 국적기(티웨이항공 포함) 외에 외항사 경유편을 적극적으로 비교하여 서비스 품질과 가격의 균형을 찾으십시오.
  4. 장기적 관점: 이제 대한민국에는 단 하나의 국적사만 남게 됩니다. 가격 선택권이 줄어든 만큼, 마일리지 적립보다는 ‘즉시 할인’이나 ‘저비용 항공사(LCC)’ 활용 등 유연한 여행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거대 항공사의 탄생이 소비자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와 같은 마일리지의 ‘꿀 혜택’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References:

  1.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기업결합 심층 분석 보고서 (Sourc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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