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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베이징 미식 여행: 도심 속 정적, 하이엔드 일식 오마카세 '涵·Kan' (지우시엔차오 맛집)

[맛집] 베이징 미식 여행: 도심 속 정적, 하이엔드 일식 오마카세 '涵·Kan' (지우시엔차오 맛집)

베이징(Beijing)은 중국의 수도이자 거대한 미식의 용광로입니다. 북경오리(Peking Duck)로 대표되는 전통 요리도 훌륭하지만, 최근 베이징의 파인 다이닝 씬(Scene)은 상하이 못지않게 고도화되었습니다.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성격이 강해지며 하이엔드 일식 오마카세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오늘은 베이징 지우시엔차오(酒仙桥) 지역, 동방금융센터에 위치한 숨겨진 보석 같은 일식당, ‘涵·Kan’에서의 미식 경험을 기록합니다. 번잡한 도심 속에서 고요한 정적과 최상의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1. 공간과 분위기: 도심 속의 ‘젠(Zen)’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베이징의 소음은 차단되고 차분한 공기가 흐릅니다. ‘涵(함)’이라는 이름처럼 깊고 넉넉한 포용력을 보여주는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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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목재를 사용하여 무게감을 주었고, 과하지 않은 조명이 카운터석을 은은하게 비춥니다. 곳곳에 배치된 절제된 꽃꽂이와 다기(茶器)는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휴식의 공간임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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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미팅이나 소중한 사람과의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에 최적화된 프라이빗한 분위기입니다. 셰프의 세심한 손놀림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카운터석은 오마카세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당입니다.

2. 전채 요리 (Appetizer): 섬세한 시작

이곳의 디너 코스는 인당 약 1,113위안(한화 약 21만 원)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결코 가벼운 가격은 아니지만, 제공되는 요리의 퀄리티를 보면 납득이 가는 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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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따뜻한 요리입니다. 게살을 듬뿍 넣은 앙가케 스타일의 요리로 보입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게살 특유의 감칠맛이 빈속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달래줍니다. 간이 세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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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국물 요리(스이모노)에서는 셰프의 기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옥돔(Amadai)으로 추정되는 생선의 비늘을 살려 바삭하게 튀겨낸 후, 맑은 육수에 담아냈습니다. 비늘의 바삭한 식감과 살점의 부드러움, 그리고 깊은 육수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3. 사시미와 창작 요리: 선도(鮮度)의 미학

베이징은 내륙이지만, 하이엔드 레스토랑들은 매일 일본이나 산지에서 최상급 해산물을 공수합니다. ‘Kan’의 사시미 역시 훌륭한 선도를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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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대뱃살(오도로)과 방어(부리) 등으로 구성된 사시미 플레이트입니다. 적당히 숙성되어 감칠맛이 올라온 생선은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선사합니다. 와사비와 간장의 밸런스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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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만의 독창적인 터치가 들어간 요리들도 눈에 띕니다. 제철 식재료인 무화과 위에 치즈 혹은 말린 가다랑어를 얇게 갈아 올린 듯한 이 디시(Dish)는, 일식의 틀 안에서 양식의 터치를 가미하여 미각을 환기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4. 스시와 우니(Uni): 오마카세의 하이라이트

오마카세의 꽃은 단연 스시입니다. 샤리(밥)의 온도감과 네타(재료)의 조화가 셰프의 실력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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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와 조개류로 구성된 스시입니다. 칼집을 정교하게 넣어 질길 수 있는 식감을 부드럽게 만들었고, 그 사이로 간장이 스며들어 풍미를 배가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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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참치 뱃살과 붕장어(아나고) 스시입니다. 특히 아나고는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부서지며 타래 소스의 달콤 짭짤한 맛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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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망의 우니(성게소)입니다. 쓴맛이 전혀 없는 최상급 우니를 아낌없이 사용했습니다. 김 위에 샤리와 우니, 그리고 와사비를 살짝 얹어 낸 이 한 점은 바다의 진한 향을 그대로 머금고 있습니다. 1,000위안대 코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만족감을 주는 피스였습니다.

5. 총평 및 방문 정보

‘涵·Kan’은 베이징에서 실패 없는 하이엔드 일식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1인당 약 1,113위안(약 21만 원)이라는 가격대는 베이징 물가를 고려해도 높은 편이지만, 재료의 퀄리티, 셰프의 기술, 그리고 프라이빗한 서비스는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증명합니다.

특별한 기념일이나, 중요한 비즈니스 식사, 혹은 여행 중 수준 높은 미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방문 리스트에 올려두시길 바랍니다.

[Restaurant Info]

  • 상호명: 涵·Kan
  • 평점: ★★★★★ 4.8 / 5.0 (Dianping 기준)
  • 예상 비용: 1인당 약 ¥1,113 (저녁 코스 기준 변동 가능)
  • 주소: 北京市 朝阳区 将台地区花园路5号 东方金融中心 2楼 (Oriental Finance Center 2F)
  • 위치: 지우시엔차오(酒仙桥) 지역, 798 예술구 인근
  • 상세 정보: Dianping 링크

Writer’s Tip: 예약은 필수입니다. 룸과 카운터 좌석 중 취향에 맞는 곳을 미리 지정하는 것이 좋으며, 오마카세 특성상 못 먹는 식재료는 사전에 꼭 말씀하세요.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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