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가난한 자의 금'은 끝났다: 태양광과 AI가 주도하는 은(Silver) 슈퍼사이클
최근 귀금속 시장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많은 분이 금값 상승에 주목하는 사이, 사실 은(Silver)은 더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한 해 은 가격은 무려 147%나 폭등하며 금의 상승률을 압도했습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단순한 ‘키 맞추기’나 투기적 수요라고 치부합니다. 하지만 2025년 12월 현재, 은 시장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구조적 변화’가 감지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은 가격 폭등의 진짜 이유인 산업적 수요의 변화, 공급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투자 시 유의해야 할 리스크까지 면밀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1. 태양광 패널 기술의 진보: 은 수요의 폭발적 기폭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태양광 산업입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은 수요의 약 17%가 태양광 셀 제조에 사용되었는데, 이 비중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핵심은 단순한 설비 증가가 아닌 ‘기술의 진보’에 있습니다.
기술의 전환: PERC에서 TOPCon으로
과거 주류였던 PERC(Passivated Emitter and Rear Cell) 방식에서, 최근에는 효율이 더 높은 톱콘(TOPCon) 방식으로 기술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 늘어나는 은 사용량: 톱콘 방식은 기존 PERC 대비 은 사용량이 약 30% 더 늘어납니다.
- 폭발하는 수요: 2023년부터 중국이 태양광 발전소를 공격적으로 증설하면서, 태양광 산업 내 은 수요는 이미 두 배로 뛰었습니다.
만약 기술이 더 발전하여 차세대 HJT(이종접합) 방식이 주류가 된다면, 은 사용량은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2. AI와 전기차: 은을 원하는 새로운 거인들
태양광뿐만이 아닙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와 전기차(EV) 역시 은을 강력하게 필요로 합니다.
- 전기차(EV):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약 2배 많은 은이 들어갑니다. 배터리 연결, 전장 부품, 그리고 급속 충전 인프라의 커넥터에 전도성이 가장 뛰어난 은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 AI 데이터 센터: 최근 급부상한 AI 산업은 ‘발열’과의 전쟁 중입니다. 고성능 반도체의 패키징과 열 관리 부품에 은 합금이 사용되면서, AI 산업 또한 은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했습니다.
3. 공급의 역설: 가격이 올라도 생산을 늘릴 수 없다
수요가 폭증하면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안정되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은 시장은 ‘공급의 비탄력성’ 때문에 이 원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광산의 부산물(Byproduct)이라는 한계
전 세계 은 생산의 70~80%는 은 광산이 아닌, 구리, 아연, 납 등을 제련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생산됩니다.
- 구조적 결핍: 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구리나 아연 광산이 생산량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습니다.
- 재고 고갈: 지난 수년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왔고, 상하이 선물거래소 등의 은 재고는 2021년 고점 대비 80% 이상 급감하여 사실상 재고가 바닥난 상태입니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은을 전략 비축 물자로 지정했고, 중국은 수출 통제 품목에 은을 추가하며 자원 무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4. 투자 지표와 리스크 관리
투자 관점에서 은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주의할 점도 명확합니다.
금은비(Gold/Silver Ratio)의 변화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금은비는 역사적으로 평균 50~70배 사이를 오갑니다. 2025년 2월에는 88배 수준으로 은이 저평가 상태였으나, 12월 말 기준으로는 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약 60배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여전히 평균 범위 내에 있지만, 단기간에 급격하게 좁혀진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투자 방법과 세금 (Tax)
은 투자는 방법(ETF, 실물, 통장)에 따라 세금 구조가 다르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 ETF (상장지수펀드): 가장 접근하기 쉽지만, 국내 상장 은 ETF는 수익금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상장 ETF(SLV 등)는 연간 250만 원 공제 후 22%의 양도소득세를 냅니다.
- 변동성 주의: 은은 시장 규모가 금의 10분의 1 수준으로 작아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외부 충격 시 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으므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10% 이내로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마치며
지금의 은값 상승은 단순한 투기가 아닙니다. 태양광과 AI라는 거대한 산업적 수요와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자의 금’이라는 별명처럼 변동성이 크고, 이미 단기간에 많이 오른 상태임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몰빵 투자보다는 조정 시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참고 자료:
- 폭등한 은값, 태양광 때문이었다 (언더스탠딩, 2025.12.30)
-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는? (BBC News 코리아, 2025.12.10)
- 현명한 은 투자 전략 완벽 분석 (네이버 블로그, 2025.02.21)

